낮의 풍경은
하늘과 구름과 해가 좌우한다면
밤의 풍경의 지배인은
단연코 여기저기 불을 밝힌 등불이다.
작은 등불이 뿜어내는 빛으로
건물도 하늘도 나무도 낮과는
전혀 다른 낮선 모습으로 서있다.
하늘과 햇빛 아래 낮풍경이
나무 꽃 풀 돌 길
자연의 모습을 보여 준다면
작은 등불 아래 밤 풍경은
집 문 빌딩 벽 가로등
인간이 만들어내는 문명을 모셔온다
자연은 옳고 문명은 그르다는
쉽고 분명한 정답의 편가름이
저녁 산책길 가로등 불에 홀려
마구 담아온 고혹적인
밤풍경의 손님들 때문에 흔들린다.
우리는 때로
나무 꽃 풀 돌 길 하늘 구름에
발을 멈추고
바삐 가야만 하는 분주한 일상속
어리석음에 제동을 걸어야 하지만
여전히 우리가 몸담은 여기 여러가지
문명의 고마움 역시
허투루 버릴 수 없음을 배운다
그렇게 낮과 밤을, 빛과 어둠을,
자연과 문명을, 선과 악을
성공과 실패를, 옳음과 틀림을,
착함과 악함을 모두 두루두루 거친 후
어느 늙은 몸이 아주 조금의 지혜를 얻어
자신의 비틀거리고 휘청거리며 달려온 길을 조용히 돌아본다
이 모든 것이 어우러져 삶을 빚어내고
우리는 거기에서 어쩌면 무력하지만
내게 주어진 하루하루를 최선을 다해 후회없이 살아간다
누군가 알려준 정답이 있어서가 아니라
누군가 우리를 여기있게 보낸 이가 있기에
여기있는 우리에게 오늘 또 하루, 한 시간이라는 선물이 주어졌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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