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재/책상 썸네일형 리스트형 쿵. 질문이 생겼어요(2021 여름. 한국4.) 저기 시골 알링턴에서 보스턴 시내 구경을 나가면 하늘 아래 높은 빌딩들에게 인사를 했다. 내가 사는 거기와 시내를 구분하고 시내를 시내되게 하는 주인 노릇을 그분들이 하시기에. 아침 고향길 산책에서 가장 곤혹스러웠던 건 그 내가 사는 곳에서 시내와 변방을 구분짓게 하는 그 분들이 여기에는 보스턴시내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곳곳에 무서우리 만치 우뚝서서 눈을 부릎뜨고 있어서다 분명히 여기가 서울 도시가 아니라 했는데 여기사는 우리 엄마가 여기는 시골이라 했는데 저기 눈부릎뜨고 위엄스럽게 서있는 저분들은 분명 내 기준으론 시내를 지키는 주인들인데 뭐가 맞고 머가 틀린거지? 내가 본 그 주인들에게도 게금의 차이가 있는 건가? 걷는 곳곳마다 하늘 보려고 눈을 드는 곳마다 분명 시내 한복판에만 있어야 할 주인들.. 더보기 여기는 여기 풀 꽃이 자란다(2021 여름. 한국3.) 반가운 고향 산책 첫 날 신기하고 반가운 만남을 기억하며 담아온 친구들을 펼치니 아드님(?)이 한마디 하신다 "아빠 그거 보스턴에도 있는 것 아냐?" 우기기도 하고 설명도 하며 그게 그거이 아님을 강변해 보지만 그리 보는 이에겐 그게 그거임이 달라지지 않는다 같은 꽃 같은 풀이 있는 곳이 다르면 모양도 풍채도 길 가는 나그네를 홀리는 솜씨도 다른 법인데 그걸 알아채기도 알아챈 그걸 설명해내기도 여간 재간이 필요한게 아니다 그래서 내 친구 누구는 애써 꽃 이름 풀이름을 찾고 외우고 하는게지 작은 이를 대하는 것 낮선이와 친구 맺는 일도 이에 다름 아니다. 그저 누구와도 쉽게 말건내고 친해지는 일이 어렵지 않은 사람은 다를 수도 있겠지만 여전히 낮을 가리고 쉬이 마음을 나누기 어려운 이에게는 더더욱 공도 품.. 더보기 다른 길. 같은 길.(2021. 여름 한국2.) 마을 주인에게 신고를 하자 그냥 걷던 길이 이제 눈에 들어온다 같은 듯 다른 다르지만 같은 어디에도 길이 있고 길은 늘 있다 같다고 하면 그건 길이기 때문이고 다르다하면 그건 길 곁 친구들이 달라서이겠지 여기 땅의 친구들과 어울려 내내 같은 길이 다른 모양과 멋을 낸다 다른 길을 보려면 친구들을 봐야 한다 길만 봐서는 그게그게 다 그 길이기에 친구들을 살피며 걷다 보니 다른 길인줄 알았던 그 길이 같은 길임을 알게 된다. 저 태평양 건너 거기도 여기 동쪽 끝 내 고향에도 길 곁을 지키는 친구들이 다르지 않고 같기에 처음에 눈에 들어 오지 않던 길 곁 친구들을 천천히 만나니 거기에도 여기에도 길은 있어 너 누구니, 어디서 왔니, 뭐하러 왔니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그저 품을 내주는 같은 길이 여기도 있음을 .. 더보기 신고합니다.(2021. 여름 한국1.) 20년 강산이 두 번 변한다는 시간 분명 내가 나고 자란 곳인데 모든 것이 낮설고 바뀌었다 어디부터 시작할 수 있을까? 선 잠을 깨고 일단 몸을 일으켜본다 나름 세련된 모습으로 단장한 동네 길을 막무가내로 휘적 거린다 하늘이 같이서 따갑게 빛나는 해거 같아서 시작한 길 나섬이 조금씩 익숙한 것들로 채워진다 아 여기도 이 땅을 지키는 주인들이 있구나. 오랫만에 고향땅을 나그네는 20년 긴 세월을 지나 지금 여기를 지키는 주인들 앞에 겸손히 인사한다. 내가 꾸몄네 내가 고쳤네 내가 주인이네 큰 소리치는 사람들이 주인이 아니고 어디서 왔던 어떻게 생겼든 크고 멋지지 않지만 때론 얼마 되지 않았아도 그저 마을 골목골목을 묵묵히 지키고 서서 자기 일을 자기 몫을 감당하는 그들이 주인이다 낮선 곳에 왔으면 그곳이 .. 더보기 긴 기다림. 올해들어 가장 긴박하고 분주했던 시간 그 시간 한 복판으로 선물같은 만남이 찾아왔다 준비할때부터 설레게 했던 시간이 14일을 보내는 내내 입을 다물수 없는 놀라움으로 이어졌다 오늘 그것을 마무리 하는 시간을 가졌고 이제 또 새로워진 몸과 마음으로 왔던 곳으로 간다. 14일을 마무리하면서 "참 오래 참으셨구나" 나는 내가 견뎠고 억울하다고만 생각했는데 뜬금없이 하나님께서 견디신 시간에 대해 생각이 나면서 울컥 눈물이 쏟아졌다. 아이들은 자랐고 우리도 자랐고 하나님은 여전하시고 그 여전하신 하나님이 또 마음을 두근거리게해서 무엇을 하실지 아주 조금 기대가 된다. 나는 또 이 시간에 얼마나 설레발을 치며 혼자 롤러 코스터를 탈지? 너무나 잘 아시는 하나님이 야고보서 말씀으로 대못을 박으신다 "내일 일을 너희가.. 더보기 왜 기도의 시간을 가지려고 하는가? 어려서부터 신앙을 배워 나가면서 어려웠던 것 하나는 “어떻게?”를 잘 가르쳐 주시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그중에 가장 어렵고 지금까지 풀리지 않는 것 중 하나가 기도입니다. 해야한다는 것도 알고 중요한 순간에 기도의 응답이나 능력도 경험을 해 보았지만 여전히 “어떻게" 라는 부분으로 돌아오면 아직도 명확하지 못한 부분이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나이가 좀 들면서 깨닫는 것 하나는 “어떻게"가 모호한 것은 그것이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태도나 본질의 문제이기 때문이다는 생각을 조금씩 하고는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본적인 면에서 여전히 “어떻게"를 정리하고 같이 실습해보는 일은 중요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잠언 묵상 나눔의 중간 어디에서 오래전 말씀 묵상의 기쁨을 조금 다시 회복하면서 기도에 대해서도 용기를.. 더보기 드디어 한국에 갑니다. 당연히 그렇게 사는게 맞다고 생각했고 다른 선택이 없다 생각하며 22년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늘 마음은 꿈에는 옛친구들과 흩어져 있는 이들을 보고 만나고 밤새 이야기 했지만 정작 지난 겨울 지희 엄마가 다녀왔는데도 그 일이 내일이라고 상상도 못하고 지냈습니다. 아직은 때가 덜 찼나보다. 지금까지도 기다렸는데… 주저주저, 아쉼만 가지고 남일인듯 미뤄두었네요 그런데 드디어 그 날이 왔습니다. 최종적으로 지현이가 가을부터 고려대에서 한 학기 교환학생으로 공부를 하게 되었고 가족들이 다 움직이는 건 아직은 좀 어렵다 싶어 여전히 아쉽고 저도 아주 길게 시간을 가질 수는 없고 여전히 자가격리의 시간도 가져야 하는 상황이라. 작년 겨울 지희 엄마처럼 정신없이 다녀오게 될 듯 합니다. 일단 중요한 건 한국에 계신 두.. 더보기 땅에 내려온 하늘 이야기 사람살이에 있어서 말이 중요하다는 것은 그냥 세련된 말이나 대인관계의 기술을 익혀라 정도의 무게가 아니라 내 곁의 사람들에 대한 태도를 어떻게 갖는가 의 근본적인 질문입니다. 듣기, 말하기, 판단하기, 존중하기, 예의를 갖추기, 귀하게 여기기, 조심하기, 마음을 얻기, 더불어 살기… 를 돌아보는 것은 관계에 관한 것이기 전에 나를 돌아보는 일이고 상대방을 위한 것이기 전에 나를 위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끝까지 듣지 못하고 서둘러 마구 말하며 신중하지 못하게 함부로 판단하고 상대의 모습과 처지만으로 무시하여 함부로 대하고 고마와 한 줄 모르며 없어져야만 아쉬워 하는 어리석음을 자주 범하고 결국 마음을 얻기 보다는 실망하여 떠나버리게 만드는 실수를 함으로 더불어 살지 못하고 외로워 하게 되는 것은 기술이 부.. 더보기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