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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책상

쿵. 질문이 생겼어요(2021 여름. 한국4.)

저기 시골 알링턴에서

보스턴 시내 구경을 나가면

하늘 아래 높은 빌딩들에게 인사를 했다.

내가 사는 거기와 시내를 구분하고

시내를 시내되게 하는 주인 노릇을 

그분들이 하시기에. 

 

아침 고향길 산책에서

가장 곤혹스러웠던 건

그 내가 사는 곳에서 

시내와 변방을 구분짓게 하는

그 분들이 여기에는 보스턴시내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곳곳에 

무서우리 만치 우뚝서서 눈을 부릎뜨고 있어서다

 

분명히 여기가 서울 도시가 아니라 했는데

여기사는 우리 엄마가 여기는 시골이라 했는데

저기 눈부릎뜨고 위엄스럽게 서있는 저분들은

분명 내 기준으론 시내를 지키는 주인들인데

 

뭐가 맞고 머가 틀린거지?

내가 본 그 주인들에게도 게금의 차이가 있는 건가?

걷는 곳곳마다 하늘 보려고 눈을 드는 곳마다

분명 시내 한복판에만 있어야 할 주인들이 서있다. 

그러면서도 여기가 시골이란다. 

 

그럼 내가 사는 거기는 깡촌인건가?  그런건가?

 

아직 20년 만에 다시 돌아와 밟은 

여기 이땅의 정체를 분간할 능력이 없지만

그래도 인사와 신고는 해야하기에

일단 부려부랴 고개를 굽히고 눈,손,마음에 담아온다

 

아마 오랫만에 주어진 

고향 나들이 한달 내내 

이 숙제를 풀어야 하는가 보다. 

 

오늘 쿵 숙제가 생겼다. 

 

여기는 시골인가 도시인가? 

내가 사는 그곳은 시골인가? 깡촌인가?

 

누가 답을 아는 분이 계시면 알려 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