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불빛에 취해
새옷을 입은 다리는
낮의 그것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자신의 품위를 뽐냅니다.
멀리 다리를 감싸고 호위하는
숲과 빌딩 그리고 작은 불빛은
다리가 얼마나 귀한 피를 가졌음을
드러내 보이는 일에 일조를 합니다.
밤의 색이 깊어지고
다리를 지키는 불빛이 짙어질수록
다리는 더욱더 어두워지는 세상속
자신이 이 세상을 환히 밝힐 영웅인듯
너무 티나게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자신의 우아함을 누구도 알 수 있게 드러냅니다.
열심히 밤빛 아래 은은한 호위를 받으며
우아하며 당당하게 자신의 멋과 기품을
여실히 드러내는 다리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담아내는 사이에 또하나의 선물이 눈 앞으로 달려옵니다.
더 늦기 전 고단히 저어왔던 노를 서둘러 접어야 하는
두 척의 작은 용사들이 씩씩하게 움츠러들지 않으며
가족끼리 물놀이 나온 오리들의 호위를 받으며
선착장을 향해 날렵한 몸을 선보이고 있었습니다.
낮이 아니고 밤이라
이제 더이상 노저어 배를 달릴 수 없는
시간을 앞두었기에 다리를 행해 쭉쭉 뻗어 오는
모습이 더욱 반갑고 응원의 박수를 치게 만듭니다.
너무나 당연한 시간에
멋진 폼을 드러내는 풍경들과는 달리
어둠을 배경으로 은근히 자기 있음을 보이고
이제 더 달릴 수 없음 앞에 애를 써서 마무리하는
모습들이 더 멋지고 폼나는 것은
아마도 우리네 삶이 그리 특별한 5%에 들지 않는
동지 의식이며 앗싸만이 가지는 자격지심인지도 모르지요.
이제 서서이 어둠으로
다리를 덮는 밤의 시간 앞에서
다시 바라보는 다리의 멋이라는 것은
그렇게 나머지 90%의 평범한 보통이들끼리
서로 등두려주고 하이 파이브 하며 격려하는
그런 자기 위로와 격려 의식인가 봅니다.
그래도 그런 하이 파이브가
우리네 보통사람들에게
또 내일을 꿈꾸게 한다면
너무 멋지고 뛰어난 걸작보다
훨씬 의미있는 것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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