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마다
자기 색깔 모양 냄새가 달라
한 동네 한 동네를 담아 보려고 나섰다
오늘은 교회가 있는 데이빗 스퀘어.
오늘은 초여름 속
완전 늦 가을 분위기
하늘은 온통 찌뿌렸고
바람은 제법 반팔의 빈틈을 찌르고 들어 본다
평소처럼 사진기를 들고
이곳 풍경의 핵심인 온갖 색의 가게 간판부터 담아 본다
몇 개를 담아 보다가
앗! 오늘은 도대체 이 맛, 냄새, 모양이
나오지 않는다. 순간 당황!!!
그래 동네 풍경을 담는 일에도
때가 있다. 언제나 내가 맘만 먹으면
내가 찍어대고 초대하는 일에
그저 풍경은 따라 올 수 밖에 없다고
너무 자연스러운 교만의 자리에 서 있었던
나를 다시 천천히 돌아 본다.
마음에 있는 풍경을 찾아 조용히 담아 오는 일에도
겸손한 마음과 꾸준한 인내 그리고 성실함이 요구된다.
작은 사진을 찍는일에도
마음을 들여야 하고
몸을 숙여야 하며
때를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
풍경은 하늘 구름 건물 나무 숲 사람으로만 이루어 지진 않는다
그 모든 풍경을 감싸는 햇빛과 온도 바람 시간과 습도 분위기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 역시 눈에 보여지는 것 만큼 풍경을 만드는 것이다
계속해서 눈에 보이지 않지만
중요한 것이 있음을 도전받으면서도
여전히 조급하고 잘난척하며
나서는 나는 아직 갈 길이 멀구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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