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에 담긴
풀 꽃 숲은
눈을 끌만큼 멋지다
어떤 것은 무성하고
다른 것은 화려하며
풍성하고 푸르르다
하지만
실제 풀 꽃 숲은
볼품없어 지나쳐 버리기 쉽고
너무 작아 눈에 띄지 않으며
화려하고 멋진 아름의 꽃에 가리운다
아픔도 지나고
수고도 끝나고
모든 절망을 겨우겨우 통과 한 후
사람들은 쉽게 ‘수고했다’ 말하고
가벼운 몸짓으로 생존을 치하한다
가볍고 쉬운 말들 사이로
온갖 비평과 자뻑이 난무하고
정작 이룸도 없이 스러져간 이들도
겨우겨우 부끄럽게 명을 보존한 이들도
나부끼는 깃발과
번쩍이는 훈장뒤에 가리워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는 먼지가 된다
그래서 찍어야 하고
그래서 알려야 하지만
찍고 알리는 일 사이에서
먼지는 또 한번 날라가버리고
잊혀져 갈 수 있음 또한 마음에 담을 일이다
그렇게 차갑고 눈내리며 바람 불던 날
밀리고 쓸려서 떠나간 이들이 있음을 기억하자
모질게 생을 이어온 작은 먼지가
봄날이라 불리우는 지금도 있음을 잊지말자
봄은 겨울을 지나서 오고
봄날에도 힘겹게 싹을 틔우려는 작은 몸짓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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