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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주일 설교 2021

2021 사순절 다섯번째 주 설교

 아름다운 사람 세례요한 (마태복음 11장 11절)

 

우리는 예수님의 이 땅에 오심과 사심 그리고 죽으심과 부활하심을 통해서 회복되는 세상속 우리 자신들의 모습에 대해서 이 번 한주 묵상했습니다. 아름답고, 소중하며, 특별하고 세상과는 다른 존재인 나 세상이 계속해서 그렇지 않다 말할 때 내적으로 가진 여러가지 연약함이나 상처 반복되는 실수 속에서 움츠러드는 우리들 그리고 외부에서 발생하는 예기치 않은 일들과 도전 그리고 각종 어려운 일들 속에서 겪게 되는 두려움과 염려들에도 든든히 나를 지키며 산다는 것. 그것이 진정한 회복을 누리는 삶이라고 생각할 때 우리는 오늘 세례 요한의 모습을 생각하며 다시 한 번 용기와 힘을 내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합니다. 

 

최고의 칭찬 여자가 낳은 자 중에 이보다 나은 사람은 없었다

세례 요한. 그를 향한 예수님의 칭찬은 결과에서 온 것이 아니었습니다. 삶의 결과만으로 본다면 그는 실패한 사람이었습니다. 자기의 뜻을 온전히 펼치지 못하고 느닷없고 어이없는 상황 속에서 불의한 죽음을 당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죽음 이전에도 그의 삶은 자신이 수고하여 얻은 모든 영광과 존경을 고스란이 뒤에 오는 이인 예수님께 돌려드리고 스르르 역사의 뒤안길로 흘러간 사람이었습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예수님으로 하여금 그를 칭찬하게 하였을까요? 그가 가졌던 특징적인 모습과 그 안의 고민을 들여다 보면서 오늘 우리의 삶에 격려와 힌트를 얻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세례요한의 삶

세례 요한은 태어나면서 부터 부모로부터 자기가 어떻게 태어났으며 어떤 사명을 가졌는지에 대해서 계속해서 듣고 자랐을 것입니다. 결국 그는 부모로부터 들은 내용대로 자신의 삶을 고스란이 드렸습니다. 광야에서의 독특한 삶. 대상을 가리지 않고 외치는 회개의 선포. 자기 뒤에 오는 이를 찾아내고 그의 길을 예비하고 홀연히 떠나는 삶을 살았습니다.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죄를 지적했기 때문에 그는 감옥에 갇히고 결국 죽음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출생으로부터 시작되어 죽음에 이르기까지 일관된 삶을 살아냈던 그의 삶의 원동력을 우리는 두 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분명한 자기 인식

“보라 세상 죄를 지고 가는 하나님의 어린 양이로다.”(요한복음 1장 29절) “나는 그의 신들메를 풀기도 감당치 못하겠노라.”(요한복음 1장 27절) “그는 흥하여야 하고 나는 망하여야 하리라.”(요한복음 3장 30절) 세례 요한이 예수님을 향하여 던졌던 말들입니다. 우리의 삶에서 우리를 흔드는 큰 일 중 하나는 우리가 하는 일의 결과와 반응들입니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큰 반응과 결과를 만났을때 우리는 초심을 잃어버리기 쉽습니다. 당시 상황 가운데 세례 요한의 위치가 그렇습니다. 자기의 죄를 지적하는 요한을 옥에 가두었음에도 함부로 손을 볼 수 없었던 헤롯의 주저함의 원인을 성경은 우리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헤롯은 요한을 죽이고 싶었으나 많은 사람들이 요한을 예언자로 여기고 있었으므로 그들을 두려워하였다.”(마태복음 14장 5절) 예수의 제자 중에서 원래 요한을 따랐던 이들이 있었던 것도 요한의 당시 위치를 보여주는 다른 증거입니다. (누가복음 11장 1절, 요한복음 1장 40절) 이런 증거들은 요한의 시작과 비교해서 볼때 그의 사역의 결과가 상당한 영향력을 가졌음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이런 상황과 결과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요한은 자기 자신이 누구이며 어떤 존재인지를 명확하게 가지고 있었기에 초심을 잃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요한이 고백한 자신이 누구인가에 대한 고백입니다. “가로되 나는 선지자 이사야의 말과 같이 주의 길을 곧게 하라고 광야에서 외치는 자의 소리로라 하니라” (요한복음 1장 23절) 이 고백이 보여주는 두가지 중요한 자기 인식(주의 길을 곧게 하는 자, 광야에 외치는 소리)이 요한을 요한되게 끝까지 지켜주었습니다. 

 

명확한 소명의식

헤롯 앞에서 그는 오히려 헤롯을 당황하게 만들만큼 당당한 모습을 보입니다. 죽음이 그가 해야 할 일을 막지는 못합니다. 그는 광야의 외치는 소리의 역할을 기꺼이 감당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를 너무 심각하다 여겼음에도 그를 존경하고 따랐습니다. 이러한 명확한 소명의식은 결국 그를 죽음에 이르게 했지만 죽음 앞에서도 그는 의연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일상 가운데 겪게 되는 두번째 어려움은 우리가 부름받은대로 살도록 세상이 우리를 그대로 두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옳게 살려고 할 때, 할 말을 하고, 해야 할 일을 하려고 할 때 우리의 삶은 피곤하고 때로는 여러가지 삶의 위협을 당하기도 합니다. 지금 헤롯의 감옥에서 죽음을 앞두고 있는 요한의 경우가 바로 그렇습니다. 하지만 요한은 그런 위협이나 피곤함 삶의 무게와 두려움 속에서도 분명한 소명의식을 가졌기에 견뎌낼 수 있었습니다.  

 

여전히 흔들리는 마음

자기가 누구인지와 자기의 부르심이 무엇인지를 명확히 붙잡고 살았기에 요한은 삶의 어렵고 유혹이 밀려온 순간에도 혹은 자신이 뜻하지 않게 잘되었을 때에도 외부적인 상황이나 결과에 휘둘리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당당한 요한에게도 내적으로 두번의 큰 흔들림이 있었습니다. 둘은 다른 사건이지만 자신의 소명인 뒤에 오시는 그 분과 깊은 연관을 가진다는 면에서 공통점을 갖습니다. 

 

그럼 각각의 흔들림에 대해서 살펴 보겠습니다. 

첫 번째 흔들림은 예수께서 요단강에 오셔서 요한에게 세례를 베풀라고 하신 일에서 발생합니다. 자기가 세례를 받아야 할텐데 오히려 세례를 베풀라고 명하시는 예수님의 명령은 그에게 혼란을 주었습니다. 이 혼란은 자신이 가진 상식에 반하는 상황이 주는 헷갈림이었습니다. 특별히 요한처럼 자기 확신에 꽉찬 사람 일수록 유연성을 갖는 일이 어렵기 때문에 이 혼란은 요한에게 더 크게 다가왔을 것 같습니다. 이 흔들림에 대하여 예수님은 “예수께서 대답하여 가라사대 이제 허락하라 우리가 이와 같이 하여 모든 의를 이루는 것이 합당하니라” 라는 말씀으로 답하십니다. 예수님의 대답이 주는 울림은 내가 가진 확신이 굳어져서는 곤란하고 그것은 열려있는 확신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 흔들림은 죽음을 앞둔 감옥에서 요한의 마음 속에 일어난 최종 확인에 대한 갈망입니다. 그래서 요한은 자기 제자들을 예수님께 보내어 묻습니다. “오실 그 분이 당신이십니까?” 두 번째 흔들림은 자기가 가지고 있었던 확신에 대한 최종 점검의 성격을 띠고 있습니다. 자기가 평생을 던져 달려왔던 시간의 끝에서 누구나 더 큰 권위로부터 확증받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 질문에 대한 예수님의 답은 “너희가 가서 듣고 보는 것을 요한에게 고하되 소경이 보며 앉은뱅이가 걸으며 문둥이가 깨끗함을 받으며 귀머거리가 들으며 죽은 자가 살아나며 가난한 자에게 복음이 전파된다 하라” 였습니다. 두번째 흔들림에 대한 예수님의 대답이 주는 메시지는 하나님의 약속은 지금 여기서 성취가 일어나야 한다는 것입니다. 자기가 누구이고, 나의 소명이 무엇인가는 결국 혼자만의 혹은 우리끼리의 정신승리가 되면 안되고 그것은 현실 속에서 분명히 이루어지고 드러나야 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여기를 살아가는 나그네입니다. 

참으로 아름다운 사람 요한은 성공한 사람이거나 모든 사람의 환영을 받은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그의 삶은 긴장과 갈등을 일으키는 삶이었고 결국 그가 일으킨 긴장 때문에 그는 일찍 죽음에 이르렀습니다. 그는 외부적으로 성공의 유명세를 경험했고 부르심 때문에 외부적 압력과 실제적인 핍박을 겪어야 했습니다. 이런 외부적인 문제뿐 아니라 내부적으로도 큰 흔들림 앞에 노출되는 삶을 지나야 했습니다. 그렇기에 요한의 모습을 들여다 보는 일은 오늘 우리에게 현실적인 격려와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저는 여러분들이 요한을 보면서 그가 가지고 있는 장점만이 아니라 그의 흔들림과 그에게 던져진 끝없는 도전과 유혹과 압력을 통해 공감과 위로를 받기를 원합니다. 그리고 그가 보여준 믿음의 싸움이 종교적인 정신승리가 아니라 실제 삶 가운데도 일어나는 구체적인 승리요 결국 본향에서 완성될 궁극적인 승리라는 예수님의 대답 안에서 격려와 힘을 얻었으면 좋겠습니다. 

 

예 사순절 내내 여러분들과 나누고 있지만 우리는 여기 일상 속에서 본향을 향하여 가는 나그네들 입니다. 우리가 걷는 길은 평생을 가야 할 먼 길입니다. 그리고 결코 쉽지 않은 길입니다. 우리는 더더욱 내가 누구인지 무엇으로 부름받았는지를 아는 일에 깊게 뿌리를 내려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의 확신은 닫힌 확신이 아니라 새롭게 다가오는 많은 도전 앞에 겸손히 열린 확신이기를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우리 모두가 여기 보냄받은 곳에서 구체적인 열매를 맺으며 궁극적으로 본향에서 그 열매들이 완성될 것임을 기억하며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주여 우리에게 다시 믿음의 용기와 성령님의 도우심을 힘입게 하소서!  아멘

 

www.youtube.com/watch?v=Zo3hqlYxJcA&t=6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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