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우리를 구원하는가?
성경은 답을 위한 책인가? 질문을 위한 책인가?
삶을 살아가는 일에 있어서 우리는 끝없이 답을 찾아 나아갑니다. 그 길에는 크게 두 가지 갈래가 있어 보입니다. 그 첫번 길은 문제를 해결하는 답을 듣고 그 길을 따르고 순종하는 길이고 두번째는 끊임없이 부딪히는 문제 속에서 새로운 질문을 던지고 끝끝내 더듬거리며 가는 길입니다. 이 둘은 같으면서도 다르고 다르면서도 하나입니다. 우리는 이 둘 사이를 계속해서 오가며 우리의 삶을 살아갑니다. 어느 순간에 우리는 확실한 답이 필요하고 그 답에 익숙해 질 때쯤 어디에서 우리는 또다시 질문앞에 서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런면에서 우리가 성경을 읽어나갈때에 가져야 할 중요한 태도 중 하나는 이 질문과 답 사이 어디쯤에 우리가 서있는지를 알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입니다, 성경은 때로는 명확한 답을 주기도 하지만 질문을 주는 책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일은 그래서 중요합니다.
사울, 다윗, 솔로몬
초기 이스라엘의 왕 3인을 향한 우리의 평가는 조금 갈리기는 하지만 대체적으로 다윗을 중심으로 성공과 실패의 전범으로 소개되고 평가되지는 분위기이다. 그러나 정말 성경도 그런 평가를 위해 그들의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을까? 다윗은 훌륭한 왕이고 사울은 실패한 왕이며 솔로몬은 배부르고 미숙한 철부지 왕인 것인가? 무엇이 우리로 하여금 이런 평가를 하게 하는가? 기준은 무엇인가? 이런 질문을 던져보면서 오늘 우리는 왕이 되어져 가는 사울의 모습을 같이 읽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우리가 같이 읽고 있는 성경 속 사울은 자기 자신도 모르고 자신의 길을 선택하고 그 길을 가게 됩니다. 우리는 그의 삶의 결과를 보며 말하지만 실제로 그의 삶의 결 각각은 그렇게 명확하지 않을 뿐 아니라 성경 역시 단순히 선하고 옳은 사람을 보이려고 쓰여진게 아니라 우리 안에 있는 이 모든 것들을 보여주고 비추어 보려고 우리에게 말을 걸고 있음을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본문은 사울의 등장을 말하고 있습니다. 왕이 되어져가는 사울의 모습속 우리들이 듣고 보아야 할 곳은 무엇일까요? 성경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어디로 가는지 모르는 사울
오늘 사울을 소개하는 성경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관상이라는 영화속 이정재의 대사가 떠오릅니다. “내가 왕이 될 상인가?” 때론 성경이 사울이 왕이 될 자질을 가지고 있는 비범한 인물임을 스치듯 묘사하지만 그보다 많은 경우에 사울이 보여주는 모습은 그저 어리숙한 시골뜨기 소년에 가깝습니다. 거기에 더하여 사울은 자신앞에 놓여있는 길에 대해 전혀 자의식이 없이 그저 흘러가고 있는 듯 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경은 이 소년이 결국 왕이 되는 길로 미끄러져 가고 있음을 천천히 소개합니다. 그리고 그 미끄러짐의 시간들은 아주 사적이고 우연에 가까운 일들의 연속이고 그 반대에는 우연과 우연을 필연으로 엮는 하늘의 손길이 소개됩니다
예 어쩌면 우리가 살아가는 삶이 이런 것 같습니다. 대단히 자신감 있고 자기 욕구가 분명한 이들 조차도 실제 자신의 삶의 뒤를 돌아보면 그런 욕망과 자기 확신 그리고 그것을 실천해내는 수고가 그의 삶의 성공을 이루는 일에 다는 아님을 깨닫게 됩니다. 게다가 대부분의 평범한 이들에게는 시작에서 조차 그런 싹이나 조짐이 없는 경우들이 훨씬 많음을 우리는 인정해야 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삶을 살아가게 되고 우리 삶의 고비고비마다 우리는 하늘의 손길을 통해 인도받게 됩니다. 그래서 성경은 끝없이 ‘겸손'과 ‘용기'를 미덕으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환호하는 이와 여전히 비웃는 이들의 사이에서
사울이 왕이 될 당시 이스라엘은 아직 씨족 사회를 면하지 못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뒤이어지는 사건 속에서도 그것은 명확한데요 사울이 기름부음 받아 왕이 되었음에도 사울은 들어갈 왕궁이 없었고 그는 집으로 돌아갑니다. 그리고 위기가 닥쳤을때에 그는 군대를 소집합니다. 평소에는 일상을 살다가 위기에 군대를 모으는 일, 평소엔 자기 일을 하다가 지도력을 발휘해야 할 시간에 왕으로서의 역할을 하는 사울의 모습은 오늘 그가 왕이 되는 장면 속에서도 다르게 변주되고 있습니다, 어떤 이들은 그가 왕이 되는 것을 열렬히 환호하u며 지지하지만 또 다른 편에서는 그를 인정하지 않고 비웃는 이들이 있었음을 성경은 빠트리지 않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런 배경이 주는 의미는 우리 자신의 선택과 결과에 기대어 나 자신의 성공과 실패를 함부로 평가해서도 안되지만 내가 결정하고 달려가는 삶 역시 무엇하나 분명하게 끊어지는 성공과 실패가 주어지는 현장이 아니라 끝없이 우호적이거나 적대적인 이들이 섞여서 으르렁대는 생생하게 살아있는 현실 바로 그곳이라는 것입니다.
확실한 것 위에서 더듬거리며
결국 사울은 자신이 가게되는 길에 멋모르고 접어들었으며 그가 선택한 삶에는 끊임없는 싸움과 충돌과 역경이 우르렁대는 그런 치열한 현장이었습니다. 그런 순간순간을 지나며 사울은 매순간 최선의 선택과 결정 그리고 행동을 요구받습니다. 어느것하나 온전하게 보장된 것은 없습니다. 그저 매일매일 주어지는 삶의 무게와 선택앞에 겸손히 묻고 선택하며 더듬거리며 앞으로 나갈뿐입니다. 예 이런 사울의 모습이 그의 모습만은 아니기에 우리는 오늘 또 위로와 격려 그리고 도전을 받습니다. 삶을 살아가는 것은 이런 것입니다. 어제까지 나의 삶이 내일을 보장해 주지 않지만 어제까지의 최선의 삶과 경험이 오늘과 내일을 더듬대며 나아가는 일에 중요한 기초가 됩니다. 그렇기에 우리에게는 겸손과 용기 못지않게 지혜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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