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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묵상 모음방)/대림절 묵상 2020

4-5 / 엠마오 (무엇이 그들의 눈을 뜨게 했나?) 동네 저수지를 걷다가 저 멀리 터벅터벅 걷는 두 사람의 나그네를 보았습니다. 늦가을 늦은 오후라 을씨년 스러운 분위기의 두 사람은 별로 말도 없이 자기 길을 가고 있었습니다. 외로워 보이기도 쓸쓸해 보이기도 한 두 사람을 사진에 담아보니 아마도 엠마오로 내려가던 그 둘도 그러지 않았나 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말도 나누기 어려울 정도로 무거워진 몸과 마음 가야할 먼 길 아니 있어야 할 곳을 떠나 또 낮선 곳으로 가야 했던 두 사람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야 힘을 낼 수 있을까요? 여러분들은 사진 속 나무, 길 숲 그리고 두 사람을 보면서 어떤 느낌이 드시나요? 이들에게 무엇이 힘이 될 수 있을까요? 자 이제 성경의 이야기로 이어가 보도록 하지요. 오늘의 말씀은 누가복음 24장 14-31 입니다. 그 날에 그.. 더보기
4-4 / 골고다 (죽음을 향해 걷는다는 것은 무얼까?) 동네 산책길을 걷다가 문득 위로 오르는 계단이 있어 사진에 담았습니다. 가을이 짙어 낙엽이 수북히 쌓인 오르막 계단이 제법 힘겨워 보였습니다. 내 목적과 의지와는 관계없이 저 계단을 무거운 짐을 지고 올라야 한다면? 저 계단의 끝에 영광이 아니라 죽음의 십자가가 있다면? 십자가를 지고 오르신 예수님의 마음과 행동을 잠시 생각해 보았습니다. 일이 늦어 밤에 산책을 나갔는데 낮에는 그렇게 선명하게 찍히지 않았던 돌길이 어둠을 배경으로 선명하게 담겼습니다. 어둠이 짙어서 흰 돌들이 선명하게 보이고 그 돌길을 따라 가는 그 끝에 또 짙은 어두움이 깔리고 여러분들은 오름 계단과 캄캄한 밤 돌길을 보면서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오늘 주시는 말씀을 좀 더 천천히 읽어 보도록 하지요. 마태복음 27장 24 - 37 입.. 더보기
4-3 / 만남의 길 (다윗의 자손 예수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월든 호수를 갈 때마다 눈에 보였던 계단이 있습니다. 제법 사람들이 오르내렸을 법한 위치에 있는데 이제는 낡고 오래되어 ‘금지' 라는 팻말로 막아 놓은 그런 계단이지요. 오고 가며 이 계단을 볼 때마다 금지를 깨고 싶다는 생각이 가끔 들었고 언젠가 급한 일이 있어 가로 질러 갔으면 하는 순간에는 그 욕망이 더했지요. 결국 선을 넘었을까요? 제가 좋아하는 다리를 건너 여유롭고 흐믓하게 지나가는 나그네의 뒷 모습이 금지를 넘어 무언가를 얻은 이의 만족감과 감사한 모습으로 겹쳐 보이는 건 제 기분 탓이겠지요. 오늘 말씀은 또 어떻게 메아리를 치는지 같이 읽어 보겠습니다. 마가복음 10장 46-52입니다. 그들이 여리고에 이르렀더니 예수께서 제자들과 허다한 무리와 함께 여리고에서 나가실 때에 디매오의 아들인 맹.. 더보기
4-2 / 예루살렘 (왜 못 찾았을까?) 동네 도서관 뜰에 벽돌로 만든 길들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길의 끝은 양갈래로 나뉘어 있었습니다. 같은 길을 따라 오다가 마지막에 결국 좌나 우 중 하나를 택해야 하는 양갈래 길 앞에서 어떤 선택을 했을까요? 이런 선택의 이유는 선택을 하는 사람에게 있지요. 어떤 사람은 빨리 가는 길을, 다른 사람은 먹을 것이 있는 길로 또 다른 사람은 친구들이 많은 길로… 이도 저도 아니면 자기에게 가장 익숙하고 편한 길을 택하기도 합니다. 일단 선택을 하게 되면 다시 방향을 바꿔야만 하는 상황이 벌어지기 전까지는 계속 걸어가게 될 텐데. 이렇게 양갈래 길의 선택은 가면 갈수록 점점 두 길 사이의 거리가 멀어지는 법입니다. 여러분들은 양갈래 길에서 어떤 선택을 왜 하게 되나요? 이런 질문을 마음에 담고 오늘 말씀으로.. 더보기
4-1 / 도망 (애굽으로 가던 아이는 어땠을까?) 동네 한바퀴를 할 때도 산책로를 걸을 때도 호숫가나 저수지를 걸을 때도 숲, 산, 마을, 호수, 강 어디에도 길이 있습니다. 길은 그냥 길이 아니고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숲길도 산길도 오솔길도 됩니다. 때로는 길 앞에 시간이 붙으면 새벽길, 밤길이 되고 누가 다니느냐에 따라 차도, 인도, 기찻길, 뱃길, 하늘길이 되기도 합니다. 그러니 하늘 못지 않게 길도 사연을 많이 많이 담고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 사연을 조금이라도 읽어 내어 훔쳐 보기라도 하려면 제법 많은 관찰과 수고가 필요합니다. 이번 주 대림의 묵상 마지막 주 우리가 같이 살펴 볼 5번의 길 역시 많은 이야기를 전하고 있습니다. 조금만 더 힘을 내서 길들이 전하는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듣고 그 이야기 속에서 우리에게 주시는 용기와 격려 칭찬과.. 더보기
3-5 / 새하늘 (내가 만물을 새롭게 하노라!) 첫번째 사진을 찍은 날은 하늘에 구름이 거의 없이 푸르기만 한 날이었습니다. 그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한 번은 땅끝 마을에서 보스턴 시내를 바라보며 도시 전경을 담아 보았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사진은 처음 두 사진과 비슷한 날씨에 높이 솟은 태양과 그 아래 편안한 시골 마을의 전경을 담아 보았습니다. 이 세 사진을 같이 놓고 생각을 하다가 들었던 엉뚱한 생각하나가 떠올랐습니다 예수님께서 새롭게 하셔서 우리에게 가져오실 새하늘 새땅은 한가한 농촌일까? 발달된 도시일까? 조금 더 구체적인 이야기를 듣기 위해서 오늘도 말씀을 읽어 보겠습니다. 요한 계시록 21장 1-7절 입니다. 또 내가 새 하늘과 새 땅을 보니 처음 하늘과 처음 땅이 없어졌고 바다도 다시 있지 않더라 또 내가 보매 거룩한 성 새 예루살렘이.. 더보기
3-4 / 죽음(눈을 가리신 아버지)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칠흙 같은 어둠을 경험해 보셨나요? 어두운 밤에 산책을 하다가 이미 어두워진 하늘을 찍으면 어떤 것이 담길까? 하는 궁금증에 캄캄한 하늘을 담아 보았습니다. 그 밤에는 작은 달도 별빛도 마을 곳곳 집에 아직 켜있는 먼 불빛도 있어서 그래도 제 눈에는 흐릿하나마 주변도 집들도 언덕들도 보였습니다. 그런데 만약 정말 그 모든 빛이 전혀 없는 그런 상황이라면? 어땠을까? 하는 상상을 해보았습니다. 오늘 우리가 같이 생각해 보려고 하는 성경의 이야기가 전하는 상황이 바로 그런 것이지 않나 싶습니다. 이런 상상을 가지고 같이 생각해 볼 오늘 말씀은 마태복음 27장 45-53 입니다 . 제육시로부터 온 땅에 어둠이 임하여 제구시까지 계속되더니 제구시쯤에 예수께서 크게 소리 질러 이르시되 엘리 .. 더보기
3-3 / 사역 (하늘을 좀 보고 살자!) 사진을 찍으면서 깨닫게 되는 것은 하늘이 나무, 들풀들이 늘 우리 곁에 있지만 천천히 다가가서 아주 잘 들여다 보지 않으면 들풀의 아름다움을 볼 수 없고 자기 집을 찾아 날아가는 철새들을 하늘에서 보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들풀의 아름다움과 하늘 나는 새들의 멋진 행렬을 보려면 지금 여기 바쁘고 시끄럽고 무거운 일상을 잠시 멈추어야만 합니다. 우리의 분주한 일상을 위해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사는 일이 가치 없거나 소중하지 않은 것이 아니지만 그것만에 메어달려 일상을 위해 사는 일이 다인 것처럼 살아서는 안됩니다. 우리의 바쁜 일상 가운데 예배, 기도, 짧은 멈춤과 심호흡이 우리에게 축복인 것은 바로 그 이유 ‘멈춰 서서 돌아봄' 때문입니다. 눈을 들어 하늘을 보는 것 거기서 부터 새로운 길이 시작됩니..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