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 / 죽음(눈을 가리신 아버지)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칠흙 같은 어둠을 경험해 보셨나요?
어두운 밤에 산책을 하다가 이미 어두워진 하늘을 찍으면 어떤 것이 담길까?
하는 궁금증에 캄캄한 하늘을 담아 보았습니다.
그 밤에는 작은 달도 별빛도 마을 곳곳 집에 아직 켜있는 먼 불빛도 있어서
그래도 제 눈에는 흐릿하나마 주변도 집들도 언덕들도 보였습니다.
그런데 만약 정말 그 모든 빛이 전혀 없는 그런 상황이라면?
어땠을까? 하는 상상을 해보았습니다.
오늘 우리가 같이 생각해 보려고 하는 성경의 이야기가 전하는 상황이 바로 그런 것이지 않나 싶습니다. 이런 상상을 가지고 같이 생각해 볼 오늘 말씀은
마태복음 27장 45-53 입니다
.
제육시로부터 온 땅에 어둠이 임하여 제구시까지 계속되더니
제구시쯤에 예수께서 크게 소리 질러 이르시되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 하시니
이는 곧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 하는 뜻이라
거기 섰던 자 중 어떤 이들이 듣고 이르되
이 사람이 엘리야를 부른다 하고 그 중의 한 사람이 곧 달려가서 해면을 가져다가
신 포도주에 적시어 갈대에 꿰어 마시게 하거늘
그 남은 사람들이 이르되 가만 두라 엘리야가 와서 그를 구원하나 보자 하더라
예수께서 다시 크게 소리 지르시고 영혼이 떠나시니라
이에 성소 휘장이 위로부터 아래까지 찢어져 둘이 되고
땅이 진동하며 바위가 터지고 무덤들이 열리며 자던 성도의 몸이 많이 일어나되
예수의 부활 후에 그들이 무덤에서 나와서 거룩한 성에 들어가 많은 사람에게 보이니라
도대체 그 시간에 무슨 일이 일어났나요?
예수님의 상황은 이제 하나님으로부터도 버림받았다고 느낄 정도로
마지막 외로움과 고통으로 절규하고 계십니다. 여전히 그런 고통의 순간에도 그를 조롱하는 이들은 있고 성소의 휘장은 결국 예수님의 죽음으로 위로부터 아래로 찢어졌다고 성경은 설명합니다. 이것이 오늘 우리가 읽은 성경이 보여주는 드러난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배경으로 깔려 잘 보이지 않아 우리가 쉽게 놓칠 수 있는 한 가지가 더 있습니다. 그것은 6시부터 9시까지 온 땅에 임한 어둠입니다. (이 시간은 우리로 하면 12-3시 가장 밝아야 할 시간입니다)
예수님의 외로움과 고통 그리고 죽음도 그 와중에 여전히 그를 비웃는 사람들의 어처구니 없고 속상한 상황도 그리고 그런 고통과 절규를 통해 주님께서 이루신 놀라운 일도 모두 어둠을 배경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그 상황을 단숨에 해결하실 수 있는 능력을 가지신 분이 왜 그 능력을 사용하시지 않았는지는 해결될 수 없는 신비입니다. 하지만 성경은 그 신비를 말하는 대신 아버지도 그 고통을 차마 눈뜨고 보실 수 없었음을 말합니다. 어쩌면 이것이 우리 주님의 죽음의 의미나 무게를 보여주는 또 다른 그림입니다.
우리는 삶을 살아가면서 왜? 나만 이렇게… 왜 이렇게 계속… 을 느끼는 시간들을 만나고 지나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 성경 속 어둠이 우리에게 말하고 보여주는 것은 그 상황이 외롭고 힘들면 힘들수록 하늘 아버지의 마음 역시 짙은 어둠으로 빛을 잃어가신다는 것입니다.
깜깜해서 아무것도 안보이는 밤 하늘이 우리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네 삶이 고통 가운데 무너지고
앞이 보이지 않을 바로 그때 나도 거기 너와 같이 있었다"
“힘내라. 포기하지 말아라.
내가 널 지키고 네 수고를 안다. 네 수고를 헛되이 하지 않겠다"
www.youtube.com/watch?v=Fk2j0gEuiMg&t=31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