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사순절 묵상 31. 마태복음 27장 46
2022 사순절 묵상 31. 마태복음 27장 46
제 구시 즈음에
예수께서 크게 소리질러 가라사대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 하시니
이는 곧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 하는 뜻이라
같은 사건을 소개하는 마가복음 15장에 따르면 우리 주님의 세번째 외침이 있기 전 “온 땅에 어둠이 임하여 제 구시까지 계속되었다"습니다. 예수님의 고통과 아픔의 절규는 아들 예수님만의 것이 아님을 보여줍니다. 아들의 고통과 소외를 바라보고 계시는 아버지 하나님 역시 그 상황과 아픔을 차마 눈뜨고 볼 수 없어서 자신의 눈을 가리우셨습니다. 오늘 예수님의 고통이 홀로이 고통이 아니라는 사실이 우리에게 주는 울림은 십자가의 선택이 아버지에게도 정말 견디기 어려운 어리석기 짝이 없는 선택임을 다시 한번 선명하게 보여주고 있다는 점입니다. 온 세상의 주관자이신 하나님 아버지께서도 직면하기에 마음 아픈 길을 택하지 않으면 완수될 수 없는 어그러짐의 해결. 그것이 십자가의 어리석은 방법이라는 것을 이 아침에 다시 한번 무겁게 씹어 보시면 좋겠습니다.
아버지의 마음이 끊어질듯 아픈 선택과 계획이었을 뿐 아니라 아들에게 있어서 그 일은 고스란이 몸으로 배신과 소외를 뚫고 지나가야 하는 그런 길이었습니다. 그분은 말로 그의 순종과 사랑을 가르치거나 보이신 것이 아니라 몸소 그 아픔과 배신과 소외를 겪음으로 사랑을 살아내셨고 사랑을 보이셨습니다. 그래서 히브리서 기자는 우리에게 이렇게 선언하는 것입니다. “우리에게 있는 대제사장은 우리 연약함을 체휼하지 아니하는 자가 아니요 모든 일에 우리와 한결 같이 시험을 받은 자로되 죄는 없으시니라 그러므로 우리가 긍휼하심을 받고 때를 따라 돕는 은혜를 얻기 위하여 은혜의 보좌 앞에 담대히 나아갈 것이니라” (히브리서 4장 15-16절)
그렇기에 오늘 우리는 이렇게 담대히 기도할 수 있습니다. “주님 주님이 당하신 소외 때문에 우리의 관계가 살아납니다. 주님이 느끼신 배신감 때문에 우리의 무너진 자존감이 회복됩니다. 여전히 우리의 삶과 마음에 우리를 누르고 무너지게 하고 포기하게 만드는 모든 것들로 부터 담대하게 떨치고 일어나 당신의 은혜의 보좌앞에서 흐르는 그 피로 힘얻어 살게 하십시오.”